
고려시대 연꽃 씨앗이 700년의 세월을 관통해 연한 붉은 빛깔의 꽃을 피웠다. (문화일보 4월25일자 9면 참조)
경남 함안군은 함안면 괴산리 성산산성(사적 67호)에서 발견된 고려시대 연꽃 씨앗을 심어 700여년 만에 꽃을 피웠다고 7일 밝혔다. 괴산리 성산산성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280여점의 목간(木簡)이 출토된 곳이다. 씨앗은 연한 붉은빛의 꽃을 피워 ‘홍련(紅蓮·사진)’으로 판명났으나 꽃잎은 요즘 홍련과는 달리 수가 적고 길이가 긴 것이 특징이다.
이 씨앗은 지난해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 주관으로 실시된 제14차 성산산성 조사중 옛 연못 퇴적층으로 추정되는 4~5m 토층에서 발굴된 10개의 연꽃 씨앗 중 1개다. 군은 발굴한 10개의 씨앗 중 2개를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 보내 방사성탄소 연대측정 결과, 씨앗 1개는 서기 1160~1300년일 확률이 93.8%, 다른 1개는 서기 1270~1410년일 확률이 95.4%로 나타나 고려시대의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군은 이 연꽃 씨앗을 함안이 아라가야 지역이었다는 의미를 담아 ‘아라홍련(가칭)’으로 이름 짓고 8개를 지난해 5월 가야읍 도항리 함안박물관(3개)과 군농업기술센터(5개)에 나눠 심었다. 이중 발아한 씨앗은 3개로 나머지는 발아하지 못했다. 발아한 3개 중 현재 꽃대가 올라온 씨앗은 함안박물관 광장 화분에 심은 1개로, 군은 지난 4월30일 연근 나눠 심기를 통해 두 포기로 나눠 키웠다. 두 화분에서는 6월17일부터 꽃대가 올라오기 시작해 이중 3개가 이날 활짝 피었다.